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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Movie)

영화<인 더 로스트 랜드 (In the Lost Lands) (2025)> 디스토피아와 사운드가 만나는 순간, 거대한 모험의 시작

by lovelyjjjjj 202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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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네이버

 

 디스토피아와 사운드가 만나는 순간, 거대한 모험의 시작


 서론

 인 더 로스트 랜드라는 영화는 2025년 11월 26일 개봉 예정인 작품으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마녀 앨리스’가 인간 이상의 힘을 얻고자 하는 여왕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사냥꾼 보이스와 함께 생환이 불가능한 로스트 랜드로 향하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관객의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사운드 디렉터의 관점에서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사운드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세계관과 감정, 인물의 선택과 갈등을 어떻게 강조하고 증폭하는지 살피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 글은 인 더 로스트 랜드에서 사운드가 어떤 드라마적 의미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분석이자 감상입니다.


 본론

 영화의 세계관은 매우 넓고, 어둡고, 기괴한 감성을 띠고 있습니다. 사운드 팀이 이 세계와 결을 맞추기 위해 선택한 연출은 현실적인 음향보다 ‘설명하지 않고 느끼게 하는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로스트 랜드로 향하는 여정 동안 들려오는 자연음, 짐승의 울음, 바람의 방향성, 금속성의 잔향 등은 공간 그 자체를 하나의 캐릭터처럼 묘사합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소리’를 확보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앨리스의 사운드 연출은 캐릭터의 정체성과 직결됩니다. 앨리스는 원하는 모든 것을 이뤄줄 수 있지만 원하는 것을 거절하지 못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감정적 굴레와 압박감은 단순히 대사만으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낮고 깊이 울리는 드론성 음, 금속이 문질러지는 듯한 불협화음, 그리고 특정 장면에서 반복되는 숨소리의 강조는 캐릭터의 내면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하는 효과를 줍니다.

반대로 사냥꾼 보이스의 사운드는 정교하게 절제되어 있습니다. 그는 로스트 랜드를 ‘아는 자’이며, 이 세계의 살아남는 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의 발자국 소리, 무기를 다루는 음향, 말의 호흡 소리 하나까지 과장이 아닌 ‘존재감’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앨리스가 거대한 힘이라는 주관적 감정의 영역에 있다면, 보이스는 현실과 생존이라는 차가운 영역에 있습니다. 이 대비는 두 캐릭터가 함께 있을 때 더욱 강하게 작용하며 장면의 긴장감을 키웁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력한 사운드 연출은 로스트 랜드의 ‘침묵’입니다. 좋은 사운드는 큰 소리만이 아닙니다. 침묵이 설계되었을 때 관객은 화면 너머의 분위기를 상상하게 되고, 그것은 음향보다 더 무서운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로스트 랜드는 생환이 불가능한 장소입니다. 그러나 이 공간을 가장 무섭게 만드는 것은 ‘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공포가 아니라 ‘지금 무엇도 들리지 않는다’는 정적입니다.
이 정적은 단순한 무음이 아니라 ‘사운드로 설계된 침묵’입니다. 숨소리, 억눌린 바람, 낮은 진동, 먼 울림. 이러한 소리들은 관객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핵심 장치로 작용합니다.

 한편, 마녀를 부정하는 종교 집단의 추격 장면은 긴박함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사운드 구성입니다. 망치 소리가 찍어 누르는 듯한 리듬을 만들고, 북소리에 가까운 저음이 빠르게 반복되며 추격의 공포를 구축합니다. 스코어 음악과 효과음이 적절하게 섞여 군중의 광기를 소리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섬세하고 감정적인 앨리스의 음악과 무식하고 집단적인 추격의 사운드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세계관의 충돌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블록버스터적 규모를 들이대기보다 ‘거대한 음향이 감정을 조절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폭발만 크다고 성공이 아닙니다.
소리가 영화를 이끄는 방식에 있어서 인 더 로스트 랜드는 매우 교과서적인, 그러면서도 실험적인 설계를 보여줍니다.


 결론

 인 더 로스트 랜드(2025)는 디스토피아 세계관과 판타지 설정을 가진 작품이지만, 사운드가 단순한 장식이나 환경 묘사에 머물지 않습니다. ‘음향이 인물의 심리와 선택을 대신 표현하고, 침묵이 공포를 완성하며, 공간이 캐릭터가 되는 방식’은 사운드 팀의 설계 방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마녀 앨리스의 내면, 사냥꾼 보이스의 현실감, 그리고 인간 이상의 힘을 욕망하는 세계의 충돌을 사운드는 아주 정교하게 표현해냅니다. 이 작품은 거대한 액션과 CG 이전에 ‘어떤 소리가 장면을 움직이는가’를 고민한 영화로 느껴졌습니다. 블록버스터를 좋아하는 관객도, 영화 속 디테일을 깊게 음미하고 싶은 감상자도 만족할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운드의 중요성을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작품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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