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Movie)

영화<후레루 (Fureru, 2025)> 말 없이 닿는 마음의 소리

by lovelyjjjjj 2025. 6. 20.
반응형

 

 

출처:나무위키

 말 없이 닿는 마음의 소리


 서론

 2025년 6월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후레루 (Fureru, 2025)>는 일상적인 순간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관계의 떨림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일본어로 '닿다'는 뜻을 가진 ‘후레루’는, 제목 그대로 누군가와 감정이 맞닿는 순간의 조심스러움과 따뜻함을 담고 있습니다. 큰 사건이나 반전 없이도, 누군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조용한 연출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특히 소리의 힘으로 감정과 연결을 묘사하는 데 탁월합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음향감독의 시선에서 <후레루>가 어떻게 ‘닿는다는 것’을 사운드로 표현해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일상의 소리로 마음을 채우다

 <후레루>는 도시의 평범한 소리들을 감정 전달의 매개체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전철이 지나가는 소리, 카페에서 커피 내리는 소리, 문이 살짝 열리는 소리 등 우리가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는 사운드들이 영화 안에서는 모두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특히 인물이 혼자 있을 때 더욱 강조되는 냉장고의 낮은 진동, 벽시계 초침 소리, 바람 소리 등은 고요한 외로움조용한 불안을 증폭시킵니다. 음향감독은 이러한 소리들을 단순히 배경음으로 배치하지 않고, 공간의 질감과 감정의 결을 함께 표현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하였습니다. 그 결과, 관객은 인물의 고독을 귀로 먼저 체감하게 됩니다.


 2. 침묵과 공백, 그 안에서 들리는 진심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대사가 거의 없거나 최소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더 많은 감정을 들려줍니다. 두 인물이 마주 앉아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보내는 장면에서는, 컵이 테이블에 놓이는 소리, 숨을 내쉬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까지 모든 소리가 감정의 언어가 됩니다. 음향감독은 이처럼 ‘말하지 않는 순간’이 불편하지 않도록, 그 빈자리를 소리로 감싸며 정서를 완성합니다. 이는 곧 <후레루>가 지닌 서사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정적 속에 배치된 사운드입니다. 관객은 조용한 장면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감정을 듣고, 상상하게 됩니다.


 3. 연결의 순간, 감정을 찍는 마이크의 시선

 <후레루>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은 클라이맥스의 감정 폭발이 아닌, 오히려 아주 미묘한 접촉의 순간들입니다. 인물이 손끝으로 다른 사람의 팔을 스치는 순간, 그 손의 떨림과 천이 부딪히는 소리, 호흡이 겹치는 찰나의 음향들은 화면보다 더 강하게 감정을 전달합니다. 특히 둘 사이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사운드도 점차 섬세하게 정리되고, 외부의 소음이 줄어들면서 마치 세상이 멈춘 듯한 정서적 집중이 형성됩니다. 이러한 연출은 마치 마이크가 감정을 찍고 있다는 인상을 주며, 단순한 사운드 디자인을 넘어선 감정의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후레루>는 청각을 통해 관계의 변화와 연결을 체험하게 만드는 매우 섬세한 작품입니다.


 결론

 <후레루 (Fureru, 2025)>는 시끄럽고 빠른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감정의 결들을, 소리를 통해 천천히 들려주는 영화입니다. 누군가의 말보다 숨소리, 설명보다 조용한 울림이 마음을 흔든다는 사실을, 음향적 설계를 통해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로 다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완성하는 소리. 이 영화는 그 사운드의 힘을 믿고, 관객에게 닿는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묻습니다.
6월 25일, 마음이 조용히 흔들리는 영화 한 편이 필요하시다면 <후레루>를 추천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