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노래가 되는 순간
서론
2025년 6월 19일, 많은 팬들이 기다려온 애니메이션 음악 영화 <극장판 뱅드림! 잇츠 마이고!!!!! 후편: 노래하자, 우리가 될 수 있는 노래 & 필름 라이브> 가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MyGO!!!!!’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소녀 밴드의 감정적인 여정을 담은 이번 후편은 단순한 밴드 애니메이션을 넘어, 성장과 연결, 음악의 의미를 진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이 작품은 사운드 측면에서 더욱 깊어진 밀도와 감정 표현이 두드러지며, 실제 라이브를 방불케 하는 연주와 보컬 믹싱, 그리고 인물의 심리를 사운드로 보여주는 연출이 돋보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음향감독의 시점에서 영화가 음악을 통해 어떻게 ‘우리가 될 수 있는 노래’를 완성해나갔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감정의 불협화음 속에서 피어나는 진심의 사운드
영화의 전반부는 각 멤버가 겪고 있는 불안, 거리감, 그리고 표현되지 못한 감정들을 보여주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눈에 띄는 점은 대사보다 음악과 환경음이 그 감정을 더욱 섬세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물 간 대화가 끊길 때 들려오는 기타 리프, 공기 중에 번지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 그리고 고요함 속에서 불쑥 등장하는 심장 박동 같은 리듬은 각 인물의 심리를 대변합니다. 음향감독은 소리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구성하며, “노래하자”라는 메시지가 단순한 의지가 아니라 그들의 진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줍니다. 각 캐릭터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까지의 과정은, 고조와 침묵, 불협과 조화의 사운드 속에서 진정성 있게 다가옵니다.
2. 무대 위의 순간, 진심이 전해지는 공연의 소리
이번 극장판의 백미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필름 라이브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음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소리로 함께 ‘느끼게’ 만드는 연출이 핵심입니다. 사운드 설계는 콘서트 홀을 모델링한 공간감을 기반으로 믹싱되어 있으며, 보컬의 중심, 기타의 방향, 베이스의 울림, 드럼의 리듬감이 정확히 구분되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관객이 극장에서 듣는 위치에 따라 공간감이 달리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인 입체감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극장의 사운드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환호성, 스피커에 울리는 저음, 마이크에서 피드백이 들어갈 듯한 생생한 사운드는 단순한 효과음이 아니라 진짜 ‘무대 위의 소리’처럼 들리며, 마치 자신이 그 무대의 관객이 된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3. 노래가 관계를 잇다 – 소리로 완성된 서사
<노래하자, 우리가 될 수 있는 노래>라는 부제처럼, 이 영화의 핵심은 ‘노래’ 가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관계를 회복하고 감정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된다는 점입니다. 음악이 멈추는 순간마저도 사운드는 중요한 서사적 기능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갈등이 절정에 달할 때는 노이즈를 배제하고 숨소리와 공간의 정적만을 남겨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 반대로 감정이 열릴 때는 보컬이 전면으로 나오고, 주변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며 듣는 이의 감정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마지막 합주 장면에서는 각 악기의 사운드가 또렷하게 분리되어 들리면서도,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완성된 곡으로 완주하는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사운드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정과 감정 사이를 이어주는 ‘이야기’임을 잘 보여줍니다.
결론
<극장판 뱅드림! 잇츠 마이고!!!!! 후편>은 음악이 단순히 들리는 것이 아니라 ‘전해지는 것’ 임을 사운드를 통해 증명한 작품입니다. 감정의 복잡함, 성장의 아픔, 관계의 회복이라는 주제를 밴드 사운드로 풀어낸 이 영화는, 소리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 있는 음악 서사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필름 라이브는 시청각의 완성도를 모두 끌어올린 명장면으로, 관객에게 잊지 못할 청각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2025년 여름,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음악이 주는 위로와 울림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노래는 관객의 것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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