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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Movie)

영화<파과(THE OLD WOMAN WITH THE KNIFE)(2025)> 끝에서 시작되는 울림, 소리로 완성된 감정의 액션

by lovelyjjjjj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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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나무위키

 끝에서 시작되는 울림, 소리로 완성된 감정의 액션

 1. 서문

 2025년 4월 30일 개봉 예정인 《파과》는 단순한 액션 장르를 넘어서 인간 본성과 삶의 전환점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중심에 있는 것은 ‘사운드’입니다. 킬러의 감정, 시간의 흐름, 긴장감의 고조는 음향 연출을 통해 강력하게 구현되며, 인물의 심리와 사건의 박동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사운드 감독의 입장에서 바라본 《파과》는 소리로 말하고, 침묵으로 감정을 압축하며, 타격음 하나로 관객의 심장을 조여오는 드문 한국 액션 드라마입니다.


 2-1. 조용한 살인의 소리 – 미니멀리즘 음향으로 전하는 노년 킬러의 존재감

 주인공 ‘조각’은 40년 이상 킬러로 살아온 인물입니다. 말수가 적고,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인물이지만 그녀의 존재감은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강하게 드러납니다.

  • 거친 숨소리와 단단한 구두의 마찰음: 조각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배경음을 줄이고 숨소리와 발걸음만을 강조한 장면은, 그녀의 삶이 얼마나 ‘조용한 살인’의 반복이었는지를 소리로 보여줍니다.
  • 무기 사용 시의 타격음: 칼과 둔기의 충돌음은 실제 금속 소리를 기반으로 리얼하게 믹싱되어, 무게감과 현실감을 높였습니다.
  • 침묵의 공포: 누군가를 제압하기 전, 일부러 음악을 멈추고 주변 음을 삭제한 상태에서 들리는 ‘침묵’은 오히려 더 큰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이는 관객이 직접 소리를 ‘기다리게’ 하는 연출로, 몰입을 유도합니다.

 2-2. 관계의 변화와 함께 흔들리는 소리의 결 – 감정의 사운드 트랙

 조각은 수의사 ‘강선생’과 그의 딸을 만나며 처음으로 ‘지켜야 할 것’이 생깁니다. 이 변화는 단지 대사나 행동으로만 표현되지 않습니다. 사운드 역시 그 변화의 정서를 따라가는 중요한 축이 됩니다.

  • 피아노와 현악의 교차 사용: 기존 액션에서는 드문, 따뜻한 클래식 피아노 선율이 조각의 변화된 감정을 섬세하게 뒷받침합니다. 특히 딸아이와 눈을 맞추는 장면에서 삽입된 피아노 선율은 삶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암시합니다.
  • 공간감의 활용: 병원, 조용한 집, 그리고 작전 장소 등에서 반사음과 잔향을 조절해 각 공간의 ‘온도’를 사운드로 구현합니다. 특히 ‘집’이라는 공간에서 처음 들리는 따뜻한 배경음은 조각에게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소리로 말해줍니다.

 2-3. 마지막 전투 – 소리로 완성되는 ‘격정의 결투’

 후반부 조각과 투우의 일대일 대결은 액션 장면 그 이상입니다. 이것은 두 세대의 철학과 감정이 충돌하는 서사이자, 음향의 클라이맥스입니다.

  •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박자와 베이스: 액션이 시작되기 전부터 불협화음의 스트링과 묵직한 베이스가 깔립니다. 이어서 날숨 소리, 몸이 부딪히는 소리, 흘러내리는 피의 묘사까지 섬세하게 사운드가 재현됩니다.
  • 음악의 침묵이 강조된 컷: 마지막 칼을 겨누는 순간, 모든 사운드가 사라지고 오직 심장 박동 소리만 남깁니다. 이 압도적인 정적은 ‘마지막 선택’이라는 감정의 무게를 극적으로 전달합니다.
  • 종료 후의 잔향: 마지막 장면에서 울리는 조용한 바람소리, 그리고 낮게 깔린 바순과 콘트라베이스의 음은 조각의 감정을 완벽히 응축하며 관객의 뇌리에 잔상처럼 남습니다.

 3. 결론 : 킬러의 삶을 소리로 완성한 드라마틱한 도전

 《파과》는 노년의 여성 킬러라는 설정을 감각적이고 품격 있는 방식으로 그려낸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캐릭터의 심리 변화와 정서를 ‘사운드 디자인’으로 정교하게 직조했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 사운드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과거와 감정, 그리고 내면의 갈등을 대변합니다. 킬러의 고독한 삶, 변화의 계기, 마지막 싸움의 결말까지 모든 순간에 소리가 스며들며, 극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이야기의 깊이를 더합니다.

 소리로 완성된 캐릭터, 그리고 음향이 만들어낸 감정의 여운. 《파과》는 음향 감독의 시선으로도 두고두고 회자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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