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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Movie)

영화<맥신(MaXXXine)(2024): 사운드로 완성된 광기의 오디션

by lovelyjjjjj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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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왓챠피디아

 

 사운드로 완성된 광기의 오디션

 1. 서문

 타이 웨스트 감독의 ‘X 유니버스’를 마무리하는 작품 《맥신(MaXXXine)》(2024)은 전작 《X》, 《펄(Pearl)》을 거쳐 이어지는 슬래셔 호러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맥신 민크스’(미아 고스)가 1980년대 할리우드에서 유명 배우로 성공하고자 하는 여정을 따라가며, 한편으로는 그녀를 뒤쫓는 연쇄 살인범 ‘나이트 스토커’의 공포가 점차 고조됩니다.

 이 작품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사운드 디자인’입니다. 시각적 자극만큼이나 섬세하게 설계된 소리의 층위는 맥신의 혼란스러운 내면과 시대의 공포를 극적으로 부각시키며, 관객에게 더욱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맥신》이 들려주는 사운드의 전략과 감정의 흐름을 중심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2-1. 헐리우드의 소음과 침묵 – 시대 분위기를 형성하는 배경음

 1980년대 LA의 번잡함과 화려함은 영화 전반에 걸쳐 강렬한 배경음으로 재현됩니다. 거리의 네온사인, 클럽에서 울려 퍼지는 신스팝, 그리고 맥신이 발을 들이는 오디션장의 속삭임까지—모든 소리 요소는 현실감을 극대화하며 당시 시대의 공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동시에 침묵을 전략적으로 활용합니다. 범인이 맥신을 지켜보는 장면에서 갑작스러운 정적이 찾아올 때, 관객은 숨조차 쉬기 힘든 긴장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음향의 공백’은 오히려 공포의 진폭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2-2. 공포의 리듬 – 소리로 조율된 서스펜스

 《맥신》의 공포는 단순한 슬래셔적 연출을 넘어, 소리를 통해 감정의 파고를 설계합니다. 대표적인 예는 살인 장면의 효과음입니다.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나 ‘날카로운 칼 소리’는 반복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극적인 순간에 정확히 배치되어 극도의 불쾌함을 유도합니다.

 특히 나이트 스토커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낮은 베이스의 진동음과 미세하게 울리는 노이즈 사운드가 결합되어 관객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듭니다. 이런 리듬감 있는 공포 설계는 타이 웨스트 감독 특유의 스타일과도 맞물리며,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느리지만 무서운 공포’의 정점을 찍습니다.


 2-3. 맥신의 내면을 비추는 사운드 – 인물 중심 음향의 섬세함

 맥신은 이 영화에서 단순한 피해자나 생존자가 아닌, 자기 욕망과 공포 사이에서 주체적으로 변화하는 캐릭터입니다. 이러한 내면의 혼란은 사운드를 통해 더욱 드러납니다. 예컨대, 그녀가 오디션장으로 들어가기 전 울리는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는 점차 클로즈업되며, 맥신이 느끼는 압박과 불안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또한 과거의 트라우마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테이프가 끊어지듯 왜곡된 음악이 흐르며, 맥신이 현실과 기억 사이에서 흔들리는 정서를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한 음향 효과 이상의, 감정의 도구로서 사운드가 기능하는 순간입니다.


 3. 결론

 《맥신(MaXXXine)》은 단순한 호러 슬래셔를 넘어, ‘사운드’라는 비가시적 요소로 극의 리듬과 감정을 조율한 뛰어난 작품입니다. 시각적 공포 못지않게 귀를 타고 전해지는 불안, 정적 속의 긴장, 그리고 음악을 통해 드러나는 주인공의 욕망까지—소리의 설계는 《맥신》을 완성하는 결정적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무엇을 보는가”보다 “무엇을 듣는가”가 더 큰 공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사운드 연출의 정점에 선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이자, 가장 완성도 높은 ‘청각적 공포’의 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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