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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Drama)

시리즈<갱스 오브 런던 시즌 1 (Gangs of London, 2020)> 폭력의 소리, 침묵의 공포

by lovelyjjjjj 202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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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나무위키

 

 폭력의 소리, 침묵의 공포

 무너진 왕국의 시작, 그리고 거리를 지배하는 소리

 2020년 공개된 영국 드라마 **<갱스 오브 런던>**은 단순한 범죄 액션 시리즈가 아니다. 런던을 무대로 수십 개의 범죄 조직이 권력을 두고 충돌하는 이야기 속에는, ‘폭력’이라는 언어를 ‘소리’로 설계한 치밀한 연출이 숨어 있다. 이 작품은 비주얼 못지않게 음향이 스토리텔링의 핵심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사운드 디렉터의 입장에서 분석할 가치가 높다.

 시작은 거대 갱단의 보스 ‘핀 월러스’가 암살되면서부터다. 권력의 공백이 생기고, 아들 ‘션 월러스’가 조직을 재정비하려는 과정에서 점차 런던 전체가 피로 물들어 간다. 이러한 혼란과 권력 투쟁은 단지 대사와 연출로만 전달되지 않는다. 거리의 불안, 권력의 무게, 인물의 내면까지 모두 ‘음향’이라는 감각을 통해 구체화된다.

 1. 폭력의 디테일 – 타격의 ‘소리’로 만들어진 리얼리즘

 <갱스 오브 런던>의 대표적인 특징은 매우 리얼한 액션 시퀀스다. 특히 ‘화장실 격투신’, ‘농가 습격씬’, ‘옥상 추격씬’ 등은 영화 수준의 카메라워크와 함께, 사운드 디자인에서도 매우 정밀한 설계가 돋보인다. 타격음, 피 튀기는 소리, 뼈 부러지는 소리, 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호흡까지… 음향은 단순히 현실감을 주는 것을 넘어, 관객이 ‘고통’을 체감하게 한다.

 예를 들어, 금속 파이프로 머리를 내려치는 장면에서의 사운드는 묵직하면서도 찢어질 듯한 소리로 편집되어 있다. 이는 현실의 음보다 훨씬 과장되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강렬하고 잊히지 않는 충격을 준다. 이런 ‘과장된 리얼리즘’은 시청자의 청각을 자극함으로써 폭력의 무게감을 피부로 전달하게 만든다.

 게다가 사운드는 단순히 액션의 소리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각의 타격마다 미세하게 톤이 다르게 설계되어 있어, 인물 간 감정의 크기까지 전달된다. 이처럼 <갱스 오브 런던>은 폭력의 ‘소리’를 감정의 언어로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2. 침묵의 활용 – 긴장은 소리가 아니라 ‘소리의 부재’에서 온다

 사운드 디렉터 입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 작품이 ‘소리를 뺄 줄 아는 용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종종 음악도, 환경음도 없이 정적 속에 인물의 숨소리만 남겨둔다. 예컨대 조직 내 배신자를 쳐다보는 장면에서 갑자기 모든 배경음이 꺼지고, 오직 심장 박동 소리와 같은 저주파의 사운드만 깔린다. 이 침묵은 오히려 폭발 직전의 긴장을 극대화시킨다.

 이처럼 <갱스 오브 런던>은 소리의 부재를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특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기’를 표현할 때, 이 정적은 단순한 사운드 공백이 아니라, 연출적으로 설계된 ‘공포의 공간’이다.

 3. 음악과 소리의 경계 – 현대적 감각의 스코어 활용

 드라마의 전반적인 음악은 전통적인 오케스트라보다는 전자음과 언더그라운드 비트, 저음 위주의 드론 사운드가 주를 이룬다. 이는 런던의 도시적 분위기와 범죄 세계의 차가움을 강조하며, 폭력성과 스타일리시함을 동시에 부여한다. 특히 배신, 암살, 복수 같은 테마가 중심이 되는 에피소드에서는 이 음악이 굉장히 중요한 감정적 ‘연결선’ 역할을 한다.

 또한, 사운드 디자인과 배경음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자연스럽게 장면을 전환시키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폭력적 장면이 끝난 후 침묵에 이어 낮은 드론 사운드가 흐르며 다음 씬으로 이어지는 방식은, 감정의 여운을 이어주는 브리지 역할을 한다. 이처럼 음악과 효과음이 ‘구분되지 않고 혼합된 구조’는 <갱스 오브 런던>의 사운드 미학을 설명하는 핵심이다.

 결론 – 소리가 만든 세계, 그리고 몰입의 정점

 <갱스 오브 런던>은 단순한 범죄 액션 시리즈를 넘어, 소리로 긴장을 직조해내는 드라마입니다. 총성과 비명이 아니라, 정적과 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공포가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장면마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향은 시청자의 심박수를 조절하고, 몰입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키로 작용합니다.

 강렬한 서사와 함께 울리는 단단한 소리의 결은, 이 작품이 단순한 액션 시리즈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결국 <갱스 오브 런던>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말보다 더 강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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