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러닝메이트 (I Am A Running Mate)(2025)> 교실 정치, 소리로 완성된 드라마

 

 

출처:나무위키

 

 교실 정치, 소리로 완성된 드라마

 서론

 2025년 6월 19일, 티빙을 통해 공개되는 8부작 시리즈 <러닝메이트(I Am A Running Mate)>는 학생회장 선거라는 작은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심리전과 인간 관계의 변화, 그리고 성장의 순간들을 정교하게 담아낸 하이틴 드라마다. 정치는 어른들만의 영역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교실이라는 마이크로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의 구조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영상뿐 아니라 사운드 연출 면에서도 매우 섬세한 접근을 시도한다. 각 캐릭터의 내면, 미묘한 감정 변화, 그리고 관계의 균열이 ‘소리’라는 도구를 통해 극적으로 증폭되며, 시청자는 대사를 넘어서 ‘느껴지는 긴장감’을 청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1. 소란 속 진심 – 교실이라는 공간의 음향 설계

 <러닝메이트>의 주 무대는 고등학교라는 폐쇄적이고 복잡한 공간이다. 교실, 복도, 운동장 등 익숙한 공간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이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이끄는 핵심 요소다. 사운드 디렉터는 이 공간에 ‘생활음’을 적극 활용해 학생들의 감정을 드러낸다. 복도 끝에서부터 들려오는 누군가의 빠른 발소리, 문을 닫는 미묘한 소리의 강도, 시험지를 넘기는 작은 마찰음까지 모든 소리가 감정선과 맞물려 움직인다. 특히 집단 앞에서 연설할 때 들리는 작은 웅성거림이나, 누군가의 반응이 없는 정적은 장면의 긴장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러한 사운드 배치는 관객에게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고, 캐릭터들의 감정선에 자연스럽게 이입하게 만든다.

 2. 침묵과 속삭임 – 전략과 감정이 충돌하는 순간

 학교 선거는 단순한 인기 경쟁이 아니다. 전략, 신뢰, 그리고 때로는 배신이 얽히는 치열한 심리전이기도 하다. <러닝메이트>는 이 미묘한 정치적 긴장감을 대사보다 ‘소리의 결’로 전달한다. 친구들끼리 귓속말을 주고받는 순간의 속삭임, 대립하는 후보들 간에 흐르는 정적, 혹은 누군가의 표정 변화와 함께 들리는 미묘한 숨소리는 시청자가 인물의 감정을 해석하게 만드는 열쇠가 된다. 특히 계단이나 빈 교실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만남의 장면에서는 배경음을 최대한 배제하고, 발자국 소리나 문 손잡이의 회전음 등을 전면에 배치해 감정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처럼 ‘소리의 여백’이 주는 힘은, 정치 드라마에서 종종 간과되는 감정의 미세 진동을 섬세하게 전달한다.

 3. 음악의 리듬 – 청춘의 속도와 불안을 조율하다

 음악은 <러닝메이트>의 분위기를 잡는 또 하나의 축이다. 캐릭터들이 선거를 준비하거나,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에는 음악이 장면의 감정을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가벼운 기타 리프와 신디사이저로 시작하는 오프닝 테마는 청춘 특유의 경쾌함을 상징하고, 인물 간 갈등이 고조되는 장면에서는 어두운 베이스와 낮은 음역대의 스트링이 심리적 무게감을 더한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후보들의 진심이 마주치는 장면에서는 반복되던 멜로디에 미묘한 전조를 더해 감정적 반전을 표현한다. 사운드 디렉터는 이 음악적 흐름을 통해 청춘의 혼란과 용기, 두려움과 도전이라는 이중 구조를 효과적으로 설계하며, 드라마 전체의 감정적 속도를 자연스럽게 조율한다.

 결론

 <러닝메이트>는 ‘교실’이라는 가장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고 진지한 청춘들의 선택과 경쟁을 담아낸 작품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그 안에 녹아든 ‘소리의 연출’ 이다. 말보다 앞서는 호흡, 배경이 되어버린 속삭임, 공기 중에 흐르는 음악의 방향성까지 모든 요소가 드라마의 정서를 조율하며 관객을 끌어당긴다. 단순한 하이틴 드라마가 아니라, 청각적으로 구성된 심리 정치 드라마로서 <러닝메이트>는 청춘의 가장 복잡한 순간을 가장 정교하게 그려낸다. 8부 전편이 공개되는 이 작품 속에서, 당신도 자신만의 러닝메이트를 찾게 될지 모른다.